[코스 후기]불혹즈음엔 안 싸우고 싶다. (부제. 필요한 인간)

2019. 11. 16. 00:51애즈원네트워크코리아

#우동사엔 언제부터?

나는 우동사에 산다. 

2014년 겨울부터 인천 서구 검암동에 살고 있다. 

당시 우동사 4번째 집인 엘리시움을 거쳐서 혼자서 11개월 살아보고 다시 휴캐슬 301호에서 지낸다.

 

 

 

#우동사엔 어떻게?

우동사에 왔던 개기는
혼자 독립했을 때보다는 쉽게 독립할 수 있는 점, 

함께 살면 여러 가지 면에서 외롭지 않고, 경제적으로 덜 부담이 되면서 

로의 장점을 찾아가고 지지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혼자 독립하는 것보단 훨씬 좋을 것 같았다.

 

 


#용자 
내가 우동사에서 지낼 때 별명은 용자다. 

같이 살던 사람과 수직적 관계인 형, 누나, 언니, 동생 호칭 없이 수평적 관계로 별명을 불러보자고 할 때

내가 풍문보다 겪어보니 여리고 여성스럽다 해서 같이 살던 친구들과 함께 선택한 별명이었다.ㅎㅎ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용맹하게 싸우는 자"가 되어 갔다.

 

 

 

#불혹

이제 곧 40이다. 

공자왈 40세는 불혹(不惑)이라 했는데 세상에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고 했는데, 

나는 여전히 세상일에 흔들 흔들하고 있다.

우동사에서 살면서 여러 사람들과 한집에서 살아 보았다. 

같이 한집에서 살아본 사람만 20명 남짓이다. 

짧게는 몇 달부터 길게는 1년 6개월까지 많은 동거인들과 한집에 살아봤다. 

한집에 같이 살면, 정말 작은 것 까지 눈에 들어온다. 

그것들이 모여서 처음에 좋았다가도 어느 사이엔가 꼴도 보기 싫은 사람으로 변 할 때가 있다. 꽤 많은 사람들과 그렇게 지냈다.

 

내가 원했던 공동체의 삶은 이런 게 아닌데. 

사람들과 그만 다투고 싶다. 사실 그만 싸우고 싶다. 올 상반기에는 우동사에서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그래서 다투지 말아야지. 잘 참아야지, 잘 해결하고 살아야지. 하면서 살았다.

 

그렇지만 다짐은 다짐일 뿐, 쌓여있는 분리수거 쓰레기, 안 한 설거지, 더러운 거실 바닥 등등을 볼 땐 

나는 역시 상대가 밉고, 상대가 싫다, 

 

식탁이 더러운 건 싫지만, 거실 바닥은 닦지 않는 생각이 없는 저 상대의 문제를 증명하고 
그 상대가 그걸 인식하면 그 문제가 사라진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증명해도 안 사라지더라. 나만 더 외롭고 유별난 사람이 되었다.

 

회사에서는 문제를 분석하고 증명하고 결과를 만들면, 성과도 나고, 물건도 더 잘 팔렸는데 

왜 같이 살 땐 다를까? 뭐가 다른 걸까? 회사 생활하듯이 내 인간관계를 볼 때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도움이 필요해! 도와줘!

그때 눈을 돌리게 되었다.

우동사에서 사이좋게 지낸다고 보이는 사람들을 본다. 


조정훈, 진선, 서정진, 숙곰 등등 몇몇 친구들이 쓰윽 지나간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저렇게 사는 걸까? 그게 궁금했다.

개인의 성향도 있겠지만, 참 그게 신기했다.

 

나는 성당에서 청년 회장 하면서 많이 싸웠는데, 

카페50 주인장 50명과 의견 조율을 어떻게 하는 걸까? 

나는 5명도 힘든데 ㅎㅎ

 

그 사람들이 배운 사이엔즈 메소드가 관심이 갔다. 

올해가 되어서야 5월에 에즈원 세미나를 했다. 

그리고 그때 감각이 일상에서 꽤 다툼이 덜한 쪽으로 이끌어 줬다.

다툼이 나타나도 가볍게 넘어갔다. 
지난 몇년이었다면 큰 문제라고 생각된 것들도 쉽게 해결되었다.

 

그래서 이번엔 사이엔즈 스쿨에서 개최하는 더 심화된 프로그램인 '자신을 알기 위한 코스'에 참가하게 되었다.

자신을 알기 위한 코스는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 감정 등을 관찰하여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참가는 19.10.23~29까지 6박 7일 동안 했다. 동네 친구인 여신, 숙곰, 재원, 홍성에 사는 람, 그리고 나 이렇게 5명이 함께 했다.

 

 

코스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참조

https://asonekorea.org/자신을-알기-위한-코스

 

 

 

 

코스를 하고 나서 소감문을 나누고 싶어서 글을 올려본다.

 

 

 

#난 믿었다.

나는 "나"라는 실체가 있다고 믿고 있었다. 

내가 보고, 듣고, 감각하게 되면서 "느낀 것" 사실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거절의 말과 표현을 하면 나를 밀어 내고 거부했다고 생각했다.

 

"정아가 이 시간에 오는 건 불편해"라고 말하는 건 “나를 싫어해서 그렇구나”

"진솔이 가 내가 올라오는 게 불편해"라고 말하면 “나를 싫어해서 그렇구나”

"정인이가 놀라는 표정"을 보이는 건 “나를 싫어해서 그렇구나”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내 존재가 거부됨을 느낀다.

그들의 삶의 문맥은 느껴지지도 볼 방법도 알 방법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나를 보며 뭘 잘한다고 들으면, 내가 잘해서 그런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보며 비난한다고 들으면, 내가 못해서 그런 것이다.

나의 존재가 잘한다는 사실이 있구나.

비난한다 못한다는 사실이 있다고 믿었다.

 

내가 문제다. 노력이 부족하다. 더 노력해야 한다.

 

 

 

#마케팅, 필요한 인간

그래서

나는 나에게 말한다.

더 효용성 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해. 

쓸모없으면 싫어해.(돈은 벌어야만 해). 쓸모없으면 버림받는다.. 참아야 해

이런 사실 위에 불안함을 느끼며 살았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건 뭘까? 

 

물어볼 여유와 관점도 방법도 편안함 마음의 자유로움도 없다.

저 들은 언젠가 필요가 사라지면 내 곁을 떠날 거야. 하는 두려움에 떨며

더 능력을 키우자! 더 효용성 있는 인간 되는 것 만이 내가 살 길이다!

 

내가 뭘 잘하면, 능력이 있으면, 그림이 그려지면, 알뜰폰 글 따위가 많이 읽히면, CCTV가 고쳐지면, 주짓수가 잘 되면

내가 좋은 걸 가지면, 사람들은 나를 좋아할 거야. 필요한 사람이 되자.

하며 간신히 버텨가면서, 살았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회사에서 마케팅하듯 나를 팔며

사람들의 관심, 조회수, 웃는 얼굴, 칭찬, 비난하는 얼굴, 무관심들을 카운터 하며 일희일비하면서 살았던 거 같다.

이런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지만 꽤 많은 비중을 두고 살았던 거 같다.

 

그러니 힘들고 버겁다.

다투는 상황이라도 생기면, 내 모든 이성과 논리 자원을 동원해서, 풀어가려고 애쓴다.

오해받으면 안 된다. 실수하면 안 된다. 꼬투리 잡히면 안된다.

긴장하고 기억하고, 날카로울 칼 끝에 서 있지만, 마음은 편안하려고 호흡을 본다고 하고 있다. 정신 차리자!

2~3시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한다. 이런 게 좋은 거야 의미 있는 거야. 하며.

상대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니 잘한 거다.라고 행동하는 내가 있다.

 

 

 

#부메랑

내가 원하는 걸 하고 싶은데, 내가 원하는 걸 나 혼자 해 내는 게 능력인데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니 실패할까 봐 시작도 못한다. 두렵다.

잘 되면 그나마 할 수 있는데, 어렵거나 두렵거나, 못하는 것 들이거나, 

 

힘들 때 못하게 되면 괴로움이 배가 돼서 몰려온다.

 

 


#가만히 살펴보기

그런데 이런 것들 또한 내가 인식하는 감각에 한 부분 파악했던 것의 일부였다니.

앗차!! 놓쳤구나 싶다.

 

뭔가 나라는 것을 고집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나라는 인식 안에서만 문제를 풀 수 있다”라고 만 생각 했다.

그 안에서 뭔가 있다고 믿었고, 풀고 분석하고 해석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노력하려고 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출발하면 풀어야 할 것만 보이고, 

해야 할 것만 보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내가 원했던 본질은 그게 아닌데, 
질문이 출발이 다른 곳에 있다는 걸 망각한 채 헤매고만 다니고 있었다.

 

 

 

#질문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을까?"

내 존재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기 이전에 존재가 무엇일까?

"존재, 인간, 나" 자체를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구나.

아!~~~거꾸로 하고 있었구나.

 

세상에 나를 맞추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 또한 내 인식 안에 일이 었구나.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나를 관찰하는 것뿐인데.

꽃을 관찰하면서 꺽지 않고 볼 뿐인데,

 

나를 보며 분재하듯

나를 내 생각에 맞추려 억지로, 강제로, 꺾고, 비틀고 , 비난하고, 욕하고, 탓하고, 윽박지르고, 겁주고, 칭찬하고, 달래고, 응원하며

내 생각에 나를 어떻게든 끼워 맞추려고만 했었다. 

 

내 마음과 욕구는 점점 더 외로워져 갔다.

 

진짜 뭘 하고 싶은지? 

내 마음을 느끼고, 

왜 그렇게 하고 싶은지? 

그렇게 해야 하는지 본질 따위는 나에게 물어야 함에 관심이 없고, 있는지도 모르고,

모르고 있는 줄도 몰랐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효용성 있는 더 능력 있는 인간이 되어야만 해. 노력이 부족해

거절당하지 않는 인간이 되어야 만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삶이 무서웠구나. 사람이 두려웠구나. 힘들었구나. 

용자 고생했네.

 

 

 

 

#자각 & 사랑

코스 참가 이후에 이제 나를 안다 라고 파악된다.

계속 나를 더 알아가는 느낌으로 지내고 싶다.

자신 없는 자신으로 살 수 있다. 생각하니 기대된다.

 

꽃을 사랑으로 관찰하듯 

나를 사랑으로 관찰하고 느끼고 싶다.

 

그 사랑으로 함께 사는 동네 사람들과 세상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느끼고 싶다.

코스를 준비 해준 히로야, 찐짱 이하 스텝들 마음 써준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사랑을 자각하고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합니다. 😍

제 행동이나 존재로 마음 아픈 분 있다면 미안합니다. 🙏🏻

 

** 코스 소감문은 개인의 소감이며, 일반화하기 어려운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2주 후 요즘

끝나고 나서 요즘은 어떤가? 

나는 어떻지? 조금 더 마음껏 이야기해보고,

조금 더 해본다. 어떨 땐 그냥 살펴보고만 있다. 

이전보다 섣부르게 빠르게 결론짓고 행동하기보단 내 욕구와 상대의 욕구를 살핀다.

 

끝나자마자 집에 왔을 땐,

나 없는 동안 같이 사는 이들끼리 다투는 상황이 있었다. 그것들의 이야기할 때,

상호 간에 원하는 걸 찾아가면서, 

애즈원 방식에 사고 전개 방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을 때 꽤 파워풀한 느낌을 받는다.

 

대화를 하면서, 흥분해 가는 상대가 어느 사이엔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대화의 호흡과 말하는 게

순식간에 안정을 찾고 원하는 바를 찾는 게 신기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내 문제에서는 여전히 찾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상대의 문제를 찾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내 문제를 돌이키고 파악하는데, 시간이 1~3일 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

 

며칠 전에 마트에 같이 사는 아루나와 장을 보러 같을 땐, 

아루나에게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꽤나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1시간 반을 장을 보면서, 아~~ 제는 왜 그렇지?, 

예상한 상황에서 그대로 행동하면 역시~!!, 한다 던가?

 

내가 우편물을 보는 동안, 센스가 있으면, 번호키를 눌러서 문이라도 열어 두지? 

뭐야? 공주야?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하면서 상황 상황에서 상대를 향해서, 

뭔가 계속 불편 불만을 내부 안에서 표현하고 있는 내가 감각되었다. 그 느낌은 꽤나 불쾌했다. 
타인을 그렇게 보고 있는 내 상태도 별로고 타인도 별로다.

 

그런데 생각은 딱히 전환되지 않고, 불편한 느낌이 많이 든다.

 

그리고 정진에게 전화가 와서 정진이 차려 주는 밥을  먹게 되었고 

그 기분은 온대 간데 없이 사라졌다. 

 

아~~ 아침도 별로 안 먹고 정오까지 배고프고 장 보면서 힘들어했던 기분이나 상태가 있었는데, 

그 원인이 밖에 아루나에게 있다고 보고 있었구나? 

이건 왜 그럴까? 하고 살펴보게 되었다. 

 

표현을 하진 않았지만? 

후에 살피지 못했다면 아루나에게 성질부리면서 지내는 시간이 있었을 것 같다.

 

여전히 부담되고, 불편한 것들이 일상에서 나타나지만, 

그것 때문에 위축되고, 힘들기보단, 화도 내 보고, 마음도 표현해본다.

 

그 마음이 상대를 향해 있는지? 내 마음은 존중하고 있는지 살피면서 하고 있다.

때론 들어줘야 한다 생각이 들었다가도 여기까지만 하자. 

라고 말하고 끊어 보기도 한다. 감정을 드러내 본다.

그리고 걱정했던 것보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에 안심이 되어간다. 

내 마음을 더 살펴보는 계기로 만들어가고 자각해 나가고 있다고 파악된다.

 

용자가 용맹하게 싸우는 자가 아니라 

용자(龍姿)라는 말처럼 거룩한 모습, 고상한 풍채를 보이는 이가 되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