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공동주거러] 숙곰이야기 #5. '마음을 살피는 거? 다 나 좋자고 하는 일이죠.'

2020. 6. 8. 15:18동네살이&일상/우리동네사람들 인터뷰

진선. 활동하면서 마음공부를 더 했으면 좀 덜 힘었을까 이야기했는데, 요즘은 꽤 마음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년에 꽤 오래 위빠사나 명상도 매일 챙겨서하고 최근에는 마음 관찰일기를 써오고 있었다. 마음공부를 하게 되는 동력은 무엇인가?.

숙곰. 선재수련 갔을 때 크게 알아진 게 있었다. '아 모든 것은 내 마음이 일으키는 것이구나' 라고. 풍물패 활동을 하면서 사부님들한테 예쁨 받고 싶어서 악기도 열심히 치고 행사가 있으면 일도 도맡아하곤 했다. 도시락도 주문하고 회계일도 보고, 그렇게 열심히 일함으로써 나를 표현이랄까 어필하고 싶었다. 근데 맨날 지각하고 이런 애들이 사부님한테 알랑방구끼면서 더 예쁨 받는 것 같았다. 그런 게 꼴보기 싫었다. 일은 내가 다 하고 저것들이 알랑방구 뀌면서 예쁨받다니..  그렇게 되니 너무 괴로웠다. 화장실에서 울기도 하고 그랬다. 선재수련에서 '결국 다 내 마음이 일으키는 거구나' 알아져서 마음이 탁! 풀리는 지점이 있었다. 중간중간 정토회 수련을 가면 이렇게 크게 알아채지는 것들이 있었다.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이 많을 때였는데 마음공부랄까 불교공부를 하면서  풀리는 것들이 있었다. 

 

진선. 마음공부와 사이엔즈 공부가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했는데, 자세히 들려달라.   

사이엔즈 코스를 해온 과정도 그런 이어짐인 것 같다. 정토회마음공부나 명상이나 목적은 비슷하다. '내 감각으로 보고 있구나' 알아차리고 실제 쪽을 향해서 살아가려고 하는. 그렇게 되면 더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다.

올해부터 경전반 수업을 듣고 있는데 예전에 공부했을 때랑 좀 다르게 들린다. '아 스님이 했던 말이 이런 말이었어?' 이런 느낌이다. 말듣고 내 나름대로 생각한 그걸 가지고 해왔던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했을 수도 있는데 체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할까? 일본 스즈카는 그걸 일상에서 얼마나 실제 내 삶에, 나에게 적용시켜갈 수 있는가 그부분에 집중하는것같다.

예를 들면, '마음을 내러놓는다' 하면 예전에 나는 '마음을 억누른다' 이렇게 받아들였다. 욕구를 참는다는 쪽으로. 내 식대로 듣고 이해하고 내 식대로 했던 것 같다. 스님이 말하는 욕구를 내려놓는다는 게 어떤 건지 사이엔즈 코스를 하면서 다시 살펴진다. '스님이 항상 강조하는게 이런 뜻이었구나' 다시보이는 시간들이었다.

지금 제일 해보고 싶은 건 생각에 사로잡혔을 때 바로 알아차려지고 금방 내려놓아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남자친구와의 관계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부대낌이 일어나곤 할때 바로 알아차리려고 살펴본다던지 한다.  그럴 때 나에게 정말 좋다는 게 실감된다. 정말 어디까지가 내 생각인지, 그러면 내 생각이 아닌 실제 쪽은 어떤지... 그런 상태를 연습한다고 할까.  어딜가서도 누구와 있어도 내 중심을 거기에 둘 수 있는  관점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해보고 싶다. 

마음을 살피는게 나한테 좋더라. 다 자기 좋자고 하는 일 아니겠나.

 

 진선. 이런저런 더 묻고 싶은 게 많았는데 정토회 이야기 듣느라고 생각했던 시간을 다 썼다. 올해 계획하는 우동사 활동이나, 숙곰이 살림이야기, 귀촌에 대한 생각도 더 듣고 싶은데 일단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올해 해보고 싶은 것, 하려고 하는 것 계획 있으면 들려달라. 

숙곰. 살림연구소 브런치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유투브 쪽으로 할까 싶다. 올해 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페이스북으로 텃밭이나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연재하고 있긴하다. 그쪽으로 하고 싶은 게 많다. 올해 된장도 담았는데, 가을 겨울에는 메주와 고추장까지 도전 해보려고 한다. 여름마다 바질심어서 바질페스토 파는데 올해도 할 생각이고, (남자친구) 승민이 키우는 토마토가 나오면 브랜딩 마케팅이랄까 페북 홍보 해주고 싶다. 작황이 좋지 않다고 하여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재원, 진선, 정훈과 하는 동네 활동들, 지원사업 관련일이라던지, 우동사 운영에 대한 일들을 더 같이 해보고 싶다. 우동사의 다음장을 시도해본다고 할까. 그리고 경전반 졸업, 위빠사나 명상수련 한번더 가기, 사이엔즈 스쿨의 '사회를 알기위한 코스' 듣기도 리스트에 있다 .

숙곰이의 텃밭과 살림들

 

 

# 6. 에필로그 

인터뷰 질문들을 뽑으면서 '이거 다 물어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시간이 부족했다. 인터뷰 마치고 숙곰이도 뭔가 더 있는데 충분히 꺼내지 못한 느낌이라고 했다. 다루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욕심을 좀 부렸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살림 이야기보다는 마음공부에 관심이 많아서 정토회와 마음공부 이야기를 많이 물었다. 다음엔 숙곰이가 꽤 애정을 갖고 에너지를 쏟고 있는 텃밭과 요리, 살림 그리고 일상풍요연구소 이야기도 청해들어봐야겠다. 소담소담한 자리를 또 만들어야지. 

가끔 숙곰이 용수스님의 글이라며 카톡으로 공유해줘서, 나도 얼마전부터 용수스님 페북을 팔로잉하고 있다. 며칠 전에 보고 좋아서 카피해놓은 용수스님의 글로 에필로그를 대신하고 싶다.  

 

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이란 매일 좋은 일만 있는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고요. 그러기를 바라는 것이 날마다 좋은 날을 갖지 못하게 하는 장애입니다.

일일시호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좋다는 겁니다. 좋은 일이 있어도 좋고 좋은 일이 있어도 괜찮아요. 힘이 있어도 없어도 좋고 돈이 있어도 없어도 좋고 일이 풀려도 안풀려도 좋고, 좋아요. 어떤 일이 있어도 아무 문제 없고 괜찮아요. 모든 것을 포용할 있어요. 평정심, 긍정의 마음을 절대 놓치지 않는 거예요.

상황에 매달리지 않고 상황에 깨어 있는 겁니다. 대수용의 마음으로 관대하게, 멋지게 살아 보면 어떨까요? 매일매일 열린 마음으로 하루를 반겨 보세요.
No problem! All is well!

 

*글도 그림도 용수스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