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우동사 N인N색 토-크쑈 1화 "함께살이, 공간쉐어를 넘어" 

2020. 10. 27. 18:282020 생(기)활(력)공장/2020소통학교

10월 17일, 2020 소통학교의 프로그램, <우동사 N인N색 토-크쑈>가 열렸습니다.

첫 화의 주제는 "함께살이, 공간쉐어를 넘어". 연사로는 우동사에 거주하고 있는 정아, 숙경, 진선이 참여했는데요.

줌(Zoom)으로 열렸던 N인N색 토크쑈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또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1화 "함께살이, 공간쉐어를 넘어" 를 기록합니다.

 

 

 

비대면 토크쑈는 이렇게 열립니다. 준비과정!

준비 중인 시설팀장 수정. 카메라가 두 대

 

NN색을 준비하면서,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 자리는 어떨지 감이 잘 오지 않기도 했는데요. 전반적인 시설을 준비해준 수정 덕분에 공간을 넘어서 생생하게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새삼 실감하게 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기술.

 

서울, 창원, 홍성, 강화도, 캐나다 등 정말 다양한 곳에서 참여해주신 총 12명의 참가자분들. 함께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 토크쑈는 시작됐습니다. 소통학교 맛보기 세미나 참가자, 90년대 이야기밥상 참가자, 반야스쿨 참가 예정자, 지인 등.. 기존에 연결되어있던 분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는데요. 소통학교 프로그램을 해보고서 우동사에대해 궁금함이 생겼다거나, 우동사에서 정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실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토크쑈 진행 모습 .  왼쪽부터 다정 ,  진선 ,  정아 ,  숙경 .

 

참가자와 연사 소개에 이어, "함께살이, 공간쉐어를 넘어"를 주제로 연사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동사에서 공동주거를 한다는 것이, 공간을 쉐어하는 것을 넘어 정말 어떤 것을 하고 있는 건지, 정말 어떤 것을 바라고 살고 있는 것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였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연사로 참여한 정아, 숙경, 진선은 우동사 짬밥(!)이 오래 된 장수 멤버들. 그 시간 속에 쌓인 이야기들은 일상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습니다.

 

 

귀여운 포즈의 정아와 이야기 중인 진선 .

 

진선 : 우동사에 와서 가장 낯설고도 놀라웠던 점은, 어떤지 계속 물어주는 환경이었다는 거예요. 일본에서 손님이 와서 다음 날 아침을 누군가 준비해주면 좋겠는데 하고 진짱이 말했을 때, 제가 그냥 가볍게 “내가 할게” 라고 했어요. 근데 그때 진짱이 “진선,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라고 묻더라고요. 그때 저는 속으로 ‘내가 하겠다는데 왜 저렇게 묻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된 기회였어요. 그 물음이 저한테는 인상 깊게 남아있어요. 외부와 상황에 맞춰 움직인다기보다 정말 각자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서로 살펴주고 물어주는 환경이구나. 저한테는 그 장면으로 남아있어요.

 

 

 

이야기 중인 숙경과 초점 흐려진 정아

 

숙곰 : 최근에 오래 살던 우동사 402호에서 독립해 나오게 됐어요. 그러면서 살림살이를 가져오고 나누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게, 어떤 물건들을 그냥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데, 같이 살던 정아한테 말할 때 납득될 만한 이유를 자꾸 붙이게 되더라고요. ‘이건 내가 사 온 거니까, 이건 내가 자주 쓰는 거라서, 이건...’ 그냥 이건 내가 가져가고 싶어- 라고 말하기보다, 뭔가 납득될 만한 이유를 꼭 붙여서 말하게 되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조심하는 마음이 있구나.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그냥 물건을 가져오고 싶다는 내 바람이 안 들어질 것 같구나. 이런 마음에서 이렇게 말하게 되는구나.

최근에 남자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우동사에서도 정말 환경실천을 제대로 하려면 많이 쓰는 물품 같은 건 공동 구매해서 서로 분배하고 그러는 게 맞지 않냐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그 순간 욱 하는 마음이 들면서 “우리는 그런 거 하려는 거 아니거든! 각자 하고 싶은 거 하는 거 거든!” 하고 반발하며 말하게 됐어요. 그때 그 장면이 인상깊게 남아있는데. 그 말을 듣고 어떻게 파악해서, 그렇게 반발하게 된 걸까? 하는 게 남더라고요. 그리고 그때 남자친구는 뭘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나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반발했던 걸까? 마음으로는 정말 뭘 전하고 뭘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귀여운 표정의  3 인 , 3 색 .  숙경 ,  정아 ,  진선

 

정아 : 드러난 형태가 즐겁고 좋아 보이면 가까운 거 같고, 밥을 같이 먹고 챙겨주면 좋아 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 그걸 하고 있는 서로의 안쪽이 가까운 상태냐 아니냐가 있는 것 같아요. 드러나는 형태는 어떻게 해도 좋은데 그걸 하고 있는 서로의 마음 상태가 가까운가, 아닌가. 마음 상태가 가까운 거랑 드러난 형태가 가깝게 보이는 거와의 차이. 기존에 우리가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이런 부분에서 있지 않을까요. 안 싸우기 위한 관계가 아니라 싸울 수 있는 관계. 안 싸우기 위해 드러난 걸 애써서 좋게 하기보다 싸울 수 있는 관계. 싸울 수 있다는 관계의 베이스에서는, 싸우냐 안 싸우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 의견을 스스로 누르지 않고 서로 꺼내고 있는가, 그럴 수 있는 관계인가 라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드러난 관계가 좋아 보이는 부분과 실제 각자 마음 안쪽의 부분, 그 중 어디를 정말 가깝게 하고 싶을까. 어디에 집중하고 싶은 걸까. 그런 부분에서 서로의 마음 안쪽은 끝없이 가깝게 하고 싶은 거고, 드러나는 형태는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거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좋고, 다른 데 살아도 좋고, 같이 안 해도 좋고.

 

 

33색의 숙경, 진선, 정아의 이야기. 각자가 꺼내 준 일상적인 장면, 이야기를 통해 전해지는 감동,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우동사에 살면서 어떤 장면들이 있었고, 각자가 어떻게 느꼈는지 꺼내 주는 것만으로 왜 뭉클해지고 감동이 될까요? 이야기를 듣는 우리는 무엇을 전달받게 되는 걸까요.

 

 

단체 사진

 

아래는 참가자 분들이 나눠주신 후기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맘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그 외의 사람들과 구분을 만들면서 우리끼리 사이좋게 살자! 하고 싶다기보다 정말은 어떤 사람과도 미워하는 마음 없이, 배척하는 것 없이 잘 지내고 싶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들 각자의 진솔한 마음을 내보이고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따뜻한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또 정아, 숙곰, 진선의 구체적인 에피소드들을 통해 '저렇게 자신의 바람을 표현할 수 있구나' '저런 질문으로 서로의 마음을 보살펴 줄 수 있구나' 하는 힌트들을 얻었답니다. 귀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더 듣고 싶어요. 두 시간만 듣기에는 아쉽네요. 다음에는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나 지나 온 길, 현재는 어느 시점에 맞춰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지향점이나 방향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이렇게 우당탕탕 우동사 NN색 토-크쑈 1"함께살이, 공간쉐어를 넘어"를 잘 마쳤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모여 산다는 것이 공간 쉐어를 넘어 기쁨과 풍요로 이어질 수 있는 힘은, 한 명 한 명이 자신을 탐구하는 힘에서부터 나온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명한 명 한 명이 자신을 탐구하게 되는 그 동력은 주변과 사이좋게 관계 맺으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라는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바람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우동사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고, 모여 살음으로 정말 바랬던 걸 해 가고 싶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정아의 이야기처럼, 같이 안 살아도 좋고 같이 무언갈 안 해도 좋고 드러나는 형태는 어떻게 되든 좋지만, 정말 마음 안 쪽에서는 서로 끝없이 가까워져 가고 싶습니다. 

숙경, 진선, 정아 3인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모두의 이야기, 질문으로 함께 풍성해진 자리였습니다.

 

 

 

다음은 2, “건강한 일터, 돈벌이를 넘어입니다.

동네에서 여러 가지 일자리 실험을 하고 있는 조정훈, 정재원, 남수정이 연사로 참여합니다.

1121일 토요일 오후 2, Zoom으로 만나요.

 

*참가신청

http://bit.ly/우동사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