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학당/2018 블라디보스토크기행(3)
-
블라디보스토크 기행 3
블라디보스토크 기행 3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려나보다. 아침 기온이 영하 19도를 가리킨다. 서울도 영하 10도라 한다. 추위가 연동되는 걸 보니 같은 기단에 속해 있음을 실감한다. 아직 12월 초니 당분간은 더 추워질테다. 한 겨울엔 영하 30도까지 오르내린다하니 한국에선 체감해보지 못할 추위다. 그러나 실내는 의외로 따뜻하다 못해 더울 지경이다. 벽은 두껍고, 창문은 한겹이지만 속유리는 공기층을 넣은 두겹을 쓰니 단열이 우수하다. 거기에 라지에이터로 실내공기를 데워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다. 먹거리는 입맛에 맞고, 체감물가는 한국의 절반에서 2/3 수준이다. 한국 물가가 비싸다는걸 밖으로 나올 때마다 느낀다. 거리에는 중고 대우버스가 다니고, 승용차는 일제가 많다. 에어컨은 LG브랜드가 많고, 과자도..
2019.11.12 -
블라디보스토크 기행 2
블라디보스토크 기행 2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명한 조지아 음식점 '수프라(Супра)'에서 점심을 먹었다. 블라디가 2,3년 새 유명 관광지가 되어버린 탓에 비수기임에도 손님의 절반이 한국사람들이다. 이미 한국어 메뉴판까지 갖춰 두었다. 가이드북의 호평과는 달리 몰려드는 관광객을 받아내기 바쁜 그저그런 곳이 되어버렸을까 하는 염려도 잠시, 가게를 오픈하며 종업원들이 신나는 코카서스풍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그 기운을 담아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인테리어도, 음식도 나쁘지 않다. 종업원들의 활기와 정성이 느껴진다. 옆 테이블에는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이 모여 일행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를 벌인다. 구 소련 영토였던 중앙아시아의 작은 국가 조지아의 흥이 시베리아를 건너 동쪽끝까지 닿았다. 점심을 먹고 발렌..
2019.11.12 -
블라디보스토크 기행 1
블라디보스토크 기행 1 러시아다. 국적기로 북한 영공을 돌아오느라 2시간반이 걸렸지만 질러오면 1시간반이면 도달하는 거리다. 지도를 펼쳐놓고 보니 과연 서울에서 베이징, 상하이, 도쿄까지만큼이나 지근거리다. 그럼에도 중국, 일본과 달리 러시아는 낯설다. 심리적 거리는 유럽보다도 멀다. 한반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에 이은 유이한 국가임에도 줄곧 눈에 들지 않았다. 가깝지만 멀고 먼나라였다. 역사적으로 가까워진건 오래지 않다. 최초로 러시아와 접촉이 있었던 것이 17세기다. 우리에겐 나선정벌로 기록된, 청나라를 도와 출처를 알 수 없는 '북방의 오랑캐'를 토벌한 것이 첫만남이었다. 러시아가 16세기부터 시베리아를 점령하며 조금씩 동진하다 북만주에서 청과 부딪힌 사건이었다. 그 뒤로 공방을 거듭하던..
2019.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