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계속 이 곳에 있고 싶을까?

2019. 12. 12. 00:13Cafe 기웃기웃

카페 기웃기웃은 예전에는 카페 오공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늘 왜 이름이 오공이에요? 라는 질문을 듣다가 은근슬쩍 바꾸게 되었다.

2012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대로 살아도 괜찮나 뭐하면서 살고 싶나 고민하면서 자꾸 뭘 배우러 다닐 때.(스펙 대신 뭐라도 쌓고 싶었나보다)
카페 오공을 만났다.

처음에는 여기 뭐야? 하던 손님에서 주춤주춤 모임을 전부 다 다니게 되고 그다음에는 일하는 카페지기가 되었다. 천천히 젖어들어갔던 시간이었다.

처음 카페 오공은 지하에 있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그 지하에 앉아 있으면서 내 세상이 엄청 넓어지는 것같았다. 그때의 기쁨, 신선함, 즐거움은 잊지 못할 것같다.

더불어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두려움- 내가 잘하는 게 뭐지? 하고 싶은 게 뭐지? 베스트 원이 아니라면 온리원이 될 수있는 게 뭐지, 라던 불안을 내려놓게 되었다.
나는 그냥 여전히 나일뿐인데. 그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일을 하면서부터. 내겐 신선함 일경험이었다.

지하의 푸근한 소파와 탁자가 있는 공간에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잘해야 한다, 힘내야 한다, 애써야 한다 라는 것들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그런 일터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잘하거나, 아니면 유능한 사람에게 일거리가 몰아가거나, 아니면 뭐하자고 하면 하는 쪽으로 몰리는 세상에서 카페 오공은 힘내려고 하면 힘내지 말자, 더 뭐 하지 말자 라며 나를 자꾸 주저 앉혔다.

처음에는 그게 이상했는데 갈수록 느껴지는 안정감과 안전함. 둘 다 푸근하면서 나를 가볍지만 두둥실 뜨지는 않는 그런 마음이었다.

카페 오공에서 일하면서부터 내 인생의 베이스캠프를 만난 기분.

나는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과 하기 싫은 것들을 얘기하고 풀어나가고 생각해가는 그런 일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여전히 좌충우돌이지만.
좌충우돌의 얘기를 하나씩 펼쳐나갈 생각이다.
쓰다보니 나는 이 일터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나 같기도 하다.
첫 눈에 반하진 않았어요! ㅇㅇ ㅇㄱ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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