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사, “주거부터 일까지, 무엇이든 함께하면 삶이 윤택해집니다”

2020. 12. 2. 16:58동네살이&일상/기고글

“주거부터 일까지, 무엇이든 함께하면 삶이 윤택해집니다” 출처 사회적경제 미디어 이로운넷=유주성 인턴기자 2020.10.13 06:00

우리동네사람들, 일·놀이·배움·주거 함께하는 공동체
공동생활로 경제성 확보하고, 고민의 시간은 늘리고
사회적기업 전환 계획...“청년들 회복과 도전의 공간 될 것”

“일과 놀이를 같이하고, 배움과 주거가 통합되는 공동체, 즉 삶을 함께하는 공동체입니다”

9월 24일 2020 부산청년 주간행사의 행정안전부 부대행사로 기획된 ‘청년정책 콘퍼런스에서 조정훈 우리동네사람들(이하 우동사) 대표 만났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우동사를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조정훈 그가 내놓은 답이다. 간단한 설명임에도 ‘일’, ‘놀이’ ‘배움’, ‘주거’까지 벌써 네 가지 개념이 들어갔다. 실험공동체, 주거생활공동체, 마을공동체 등 우동사를 표현하는 말도 다양하다. 그만큼 쉽게 정의하기 어려운 게 우동사다.

일주일에 한 번씩 식사를 함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밥상모임’, 임시 공동주거 프로그램 ‘가출’, 수제맥주를 팔지만 음악회, 벼룩시장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 커뮤니티 펍 ‘0.4Km’운영, 농번기 커뮤니티원과 함께 농사일을 하는 ‘논데이’, ‘기웃기웃협동조합’을 통한 카페 운영, 그 외 탐구모임, 독서모임, 재능나눔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 중이거나, 진행됐다. 이들이 지금까지 벌인 일들을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핵심은 조 대표의 말에 있다. ‘삶을 함께하는 커뮤니티’ 함께 살면서 밥을 같이 먹고, 사업체를 운영하고, 농사를 짓고, 다양한 모임을 통해 배움을 나누는 일은 삶 그 자체다. 우동사는 함께하는 삶으로부터 오는 장점이 많다고 믿는다.

조정훈 우리동네사람들 대표가 9월 24일 2020 부산청년 주간행사의 행정안전부 부대행사로 기획된 ‘청년정책 콘퍼런스에 참여해 사례발표를 진행하는 모습./사진=HBM협동조합.



개인은 소박하지만 우리는 풍요롭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장점은 경제성이다. 우동사는 건물을 소유 혹은 임대한 후 월 사용료를 받는 일반 셰어하우스와 달리 입주자의 돈과 은행 대출을 통해 건물을 공동구매한 뒤, 공동 거주한다. 입주자는 생활비·전기·수도·공과금·식비를 포함 해 1인당 월 35만원 정도를 내면 된다. 조 대표에 따르면 우동사에 구성원은 월 약 70만~80만원의 비용만으로도 생활에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 하우스 공유를 통해 주거비만 절약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조 대표는 “우리는 과소비의 시대를 살고 있다. 공동생활을 통해서 물품을 함께 사용하고, 검소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생활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며 “검소와 가난이 동일시하는 인식을 벗어내고 검소하게 사는 게 미덕이 되는 사회가 와야 지구와 인간에게도 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꽃이 피는 화단과 같은 곳, 우동사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도 강점이다. 우동사의 모든 활동은 구성원이 자유롭게 결정한다. 사소하게는 기타를 배우는 모임부터, 펍과 카페를 운영까지 원하는 활동이 있으면, 손쉽게 주변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다. 공간과 인적재원, 문화가 마련된 덕분이다. 조 대표는 우동사를 화단에 비유한다.

“우동사는 화단같다. 개인이 자발성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산다. 씨앗이 심어지고 피는데 처음에는 어떤 꽃인지 나무인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다채로워지고 결이 맞는 종들끼리는 군락을 이룬다. 개인의 특성이 발휘되는 좋은 화단이다”

반상회에 참여한 우동사 구성원들./사진=우리동네사람들 티스토리 홈페이지 갈무리.


자발성은 우동사의 근간

자발성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만큼 규칙도 두지 않는다. 가사에 있어서도 그렇다. 우동사도 구성원 간에 갈등을 겪지 않았던 건 아니다. 서로가 얼굴을 붉히는 경험도 많이 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살다 보니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았고 갈등으로 번지기 일쑤였다. ‘상대방이 틀렸다’는 전제 때문이었다. 여기에 규칙이 더해지면 처벌이 가해지고, 자연스럽게 공동체는 경직됐다. 자발성을 중요시하는 우동사와는 맞지 않았고, 규칙은 사라졌다.

대신 소통에 집중한다. 규칙없이도 10년 이상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우동사는 구성원 간 갈등으로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일본의 애즈원 커뮤니티를 만났다. 우동사와 비슷한 형태의 공동체를 먼저 구성했고, 경험도 풍부했다. 일부 구성원이 이곳으로 직접 유학을 다녀와 소통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배워왔다. 우동사는 이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자신들이 익히고 터득한 지혜를 나누기 위한 활동을 준비했다.

볼음도 섬에서 농촌에서 농사를 직고 생활해보는 '볼음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구성원들./사진=우리동네사람들 티스토리 홈페이지 갈무리.



젖은 장작 말릴 수 있는 사회적기업으로 가는 길

반야스쿨이다. 우동사가 쌓아온 소통의 노하우, 정수를 담은 학교다. 셰어하우스에 최대 1년간 살면서 겪는 갈등 상황을 재료로 상대와 자신을 보고 갈등이 일어나는 원리를 파악해보는 프로그램. 조 대표는 반야스쿨을 “삶의 전환을 꿈꾸는 이들에게 소통과 공감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일종을 성인 대학으로서 지혜를 익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부터 모집을 시작해 수시로 희망자를 받는다. 1년 거주 기준 월 비용은 45만원 정도다.

우동사는 최근 반야스쿨 개설을 비롯해 경제성과 공익성을 갖춘 활동을 마련함과 동시에 내년을 목표로 사회적기업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사업을 확장하면서 일자리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동사 안에 일자리가 마련되면 각자 생계를 유지하는데 들였던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삶이나 사회 시스템 등 평소 고민하던 문제를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우동사는 고민의 시간과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어떤 일이든 실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조한혜정 선생님(문화인류학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이 와닿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과거 사회문제에 불처럼 호응했던 세대가 마른 장작이라면 지금 청년 세대는 젖은 장작과 같다.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놓여 아무리 불을 붙이려 해도 젖은 장작에 불붙이듯 연기만 가득나고, 오히려 눈만 매워진다. 억지로 불을 붙이려는 노력이 아니라 우선 젖은 장작을 말리는 과정과 환경이 필요하다.’ 우라는 우동사가 젖은장작을 말리고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출처 : 이로운넷(https://www.erou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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