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와 두려움

2020. 1. 21. 15:00관찰일기; 자신을 알다

실제와 두려움
어두운 공간에 뭔가가 있다.
안심 되지 않는 뭔가가 있다.
뭔가 나를 공격 할 것 같은 느낌이 저기에 확실히 있다는 느낌.

야간,겨울새벽에 초안산에 가면 꽤 선명하게 이 반응을 만난다.
밝은 주택가를 지나서 숲에 발을 올리는 순간
앞에 아무것도 안보이고, 빛이 거의 없는 상태에
적응하는 동안 두려움이 몰려온다.
그래서 여러번 산행을 포기 했던 기억이 몇번 있다.

이번에 일본 스즈카 에즈원커뮤니티 다녀와서,
깡순이 혼자서 산에 데크까지 갔다는 걸
걷는 사람 모임 채팅방에 올렸다.
무섭지 않아? 어때? 사람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초반에 무섭지만 자유롭게 걸었다는 깡순의 말이 남았다.

나는 같이 갈때는 무섭다가도 같이 가니

"괜찮아 괜찮아" 나를 다독이면서 올라 갔었는데
이번엔 혼자가면 어떨까? 싶었다.
계양산 초입 언덕에서 우측으로 가면 길게 산행을 하게 되고
왼쪽으로 가면 집까지 20분 정도 걷게 되는 길이 된다.
내 담력(?)은 왼쪽 까지가 내가 해본 것이 었다.

어제는 밤9시에 출발해서 산에 데크가 있는 곳까지 1시10분만에 다녀 왔다.
랜턴 없이 야간 산행, 무서운 느낌은 초반에 2,3초 정도 이고
그 다음부터는
팟캐스트 들으면서 가볍게 올라 갔다.

산에 올라가서 보이는 야경은 야경 일때만 볼수 있어 그 맛이 있다.
두려움에 상태에서는 절대 볼수 없는 그맛

야경을 보고 데크에 앉아서 쉬는데 등뒤에 뭐가 나를 툭툭 치는 느낌이 났다.
손으로 등뒤를 만져보니 뭔가 느껴졌다.
놀라는 기분이 아니라 눈으로 확인하니
누군가 데크에 걸어둔 수건이 내 등을 건드리고 있었다.

놀라지 않았다. 실제는 놀라지 않았다. 뭘까? 

나는 그 동안 어두운곳에 뭐가 있다고 믿으며 지냈을까?
해외 여행에 모르는 곳에 뭐가 있다고 믿으며 지냈을까?
내 두려움에 이면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나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어서 두려움이 사라진걸까?

끝.

 

계양산 데크에서 본 야경

 

계양산 산행 중간쯤에서 본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