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반상회] 우동사 출자구조 논의와 사회적 기업화 제안- '내년 10월이면 우동사가 10년이 돼요'

2020. 7. 31. 11:58동네살이&일상/동네살이 이모저모

우동사는 최근 꽤 큰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오랫동안 공동주거로 살아오던 멤버들이 가까운 거리에 분가하여 새로운 집을 꾸려 지내고, 도미노 효과처럼 함께사는 멤버들이 조금씩 바뀌었다. 그러면서 '함께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지내면서 불편함을 느꼈던 지점이 속속 드러나기도 하고, 변화를 주고 싶은 지점들도 드러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더 슥슥 오갈 수 있도록 지난 3월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서 긴 반상회를 가졌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났다. 이사하고 새롭게 구성된 멤버들과 지내는 건 어떤지 이야기도 나누고, 몇몇 친구들이 진행하는 동네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도 하고, 정훈과 운영팀에서 함께 안을 마련했던 우동사 출자구조 개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1편에 이어서

진선 : 우동사에서 지내면서,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꽤 안정되어 가는 흐름이 있는데, 한편 같이 사는 것에 대한 피로가 쌓여서 어려워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우동사 주민들도 사람도 바뀌기도 하고 욕구도 변해온 흐름이 있구요. 그동안 주민세 구조가 꽤 오랫동안 유지됐던 거 같아요. 25만원 주민세에, 출자금에 3%이자로 주민세를 낮추는 식으로. 그게 그때그때 가장 최적의 방법을 연구해서 나름 정훈이 해 왔던 거 같은데. 최근에는 1인실을 쓰고 싶다거나, 출자를 좀더 해서 주민세를 줄이고 싶다거나, 분가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고요. 

또 출자자에게 언제든 출자금을 빼줘야하는 유동성이 있는데, 이 부분이 정훈한테 맡겨져 있어서 그런 부분도 좋은 해결책이 있을까 논의해보고 싶어요.  최근에 밴드에 정훈이 제안한 출자구조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 듣고 관련해서 서로 얘기 나눠보죠.

내년 10월이면 우동사가 10년이 돼요.  올해 초에 우동사의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논의의 장을 시작했어요. 우동사 다음 10년의 흐름은 어떻게 될까?  

 

정훈 : 저는 출자구조 관련한 거랑, 사회적 기업 관련한 거 두 가지 이야기하려고 하는데요.

내년 10월이면 우동사가 10년이 되는데. 그러면서 올해 초에 우동사의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논의의 장을 시작했어요. 다음 10년의 이슈가 뭘까 생각해보면, 20대후반 30대초반이었던 초기 멤버들이 40대로 다 이동 되어가고있고.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의 주요 이슈가 뭘까 봤을 때, 한 가지는 돈을 버는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그게 다시 한번, 여러 가지 시도들도 있긴 했지만 다시 한번 해보는 게 하나 있고. 하나는 귀촌에 대한 움직임이 생기겠구나. 언제까지 검암동에서 지낼 건가 봤을 때, 주로 오랫동안 지냈던 사람들이 다른 삶의 패턴을 갖게 됐을 때 우동사는 어떻게 될 건가. 예를 들면 주민세나 출자 구조도 제가 만약에 시골가서 살거야 이렇게 되면, 이런 구조는 누가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은 늘상 해왔던 건데.

그래서 이번에 제안했던 출자금의 가장 포인트는. 우동사가 지금 주식회사로 등록되어있거든요. 법적으로 등록한다 이런 건 아니지만, 주주를 만드는 걸 새로 신설해서 제안해보게 된 겁니다. 우리가 다 지내보면, 주민세를 내고 있고 하지만, 어떻게 움직일 지에 대해서 같이 논의해서 결정하는 모두가 다 주인인 위치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출자 구조로 보면 다 세입자의 관점에서 접근되고 있는 거에요. 언제든지 나갈 수 있고 출자금을 돌려받으려면 남은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해갈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점점 초기의 주인 의식을 가지고 시작헀던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게 되고 여기를 잠깐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흐름이 앞으로 생길 수 밖에 없겠다는 판단도 있어서. 그렇게 됐을 때 우동사를 접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저의 고민은 사람들이 귀촌하거나 했을 때, 우동사 구조가 같이 공유되고 활용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0여년 동안 해왔던 여러 가지 활동이나 관계망들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를 들면 한 몇 년 뒤에 지금 주로 오래 있었던 사람들이 다른 데 가면, 20대들이 우동사를 잘 활용하고. 서울이나 수도권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이 공간을 잘 꾸며나가고, 시골에도 검암을 잇는 거점이 생기고. 볼음도도 그런 한 축이고. 대만이나 일본같이 동아시아 관점에서 연결되는 공동체들이 생기고. 좀 더 나가면 유라시아 전체로 공동체나 관계망이 이어지는 그런 흐름이 몇십 년에 걸쳐서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고요.

그 흐름 속에 주주라는 컨셉은, 출자금을 냈을 때 돌려받지 않겠다라는 개념이에요. 주식회사의 주식을 산다고 했을 때 그 주식을 다른 사람한테 팔 거나 하는거지 회사로부터 주식 다시 사달라고, 사면 사지만 돌려받을 의무를 갖진 않거든요. 그런 구조로 여기에 지금 대략 5채 집이 약 10억의 자산 가치를 갖고 있는데 그 정도를 일단 주식화 시켜서 이걸 구입해가는 방향이 되면 좋겠다 생각해요. 그래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장기적으로 그게 늘어나면, 우동사 이 구조를 앞으로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라던지 이런 걸 논의하는 단위로 발전해 나가면 좋겠다 그런 생각으로 제안을 해봤습니다. 뭐 원하지만 출자금이 없어서 안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그건 차차 방법을 찾아가면 좋겠다 생각하고요. 그런 하나의 장치가 만들어 진거고.

구좌는 1000만원을 한 구좌로, 한 단위로 했어요. 처음엔 얘기하다가 100만원을 한 구좌로 해도 좋지 않을까 했는데. 일단 시작할 때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는 거 보다, 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1000만원을 한 구좌로 단위를 설정했고. 예전에는 대안화폐를 3%를 출자하면 줬다면, 이건 6%에 해당하는 비용인데. 이 6%가 어떤 느낌이냐면 한 집에 4명이 산다고 했을 때, 5000만원 정도를 출자를 하면 월세를 사실상 안 낼 수 있는 구조가 대충 나오거든요. 4명 정도가 모이면 2억이 되니까. 집을 구입해서. 오공하우스가 3월에 개편되면서 그런 구조로 간건데. 그렇게 되면, 주민세를 25만원 35만원 이렇게 내고 있잖아요. 그걸 거의 관리비 정도 수준에서 할 수 있어서. 6%정도가 되면 대충 관리비 정도를 내는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는 게 돼요.

만약 6000만원 정도 출자를 하게 되면 매달 30만원 정도의 쿠폰, 대안화폐를 받기 때문에. 1인실 쓰는 사람은 5만원 정도를 내고 2인실 쓰는 사람은 5만원 정도가 쌓이게 되는 거죠. 6% 정도가 그 정도의 개념이고요. 그리고 기존의 3%로 유지했던 거를 손을 봐서 5년 정도를 아예 우동사에 장기로 출자를 하겠다 하는 타입은 4%의 대안화폐로 지급하는 방식이고. 단기적으로 언제든지 뺄 수 있게 하겠다 하는 타입은 2%로 3%에서 2%로 낮췄어요. 그렇게 A,B,C 타입으로 나눠서 제안을 한 상태고요.

검토를 좀 거쳐서 일단 출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맞게 출자를 하시면 되고, 기존에 출자했던 구조는 올해 말 정도에 이 A,B,C 타입을 선택해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A,B,C 타입이 공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한 사람이 이 A,B,C 타입을 골고루 다 선택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나중에 출자금을 돌려주는 문제가 부담이 줄어드는 게 한 흐름이 있고. 여기를 운영하는 사람이 그 부담없이 운영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랑. 어쨌든 틀을 가지고 전반적인 운영, 연결고리를 우동사라는 장치를 같이 공유해갈 수 있는 틀이 되면 좋겠다. 그런 구조입니다. 원데이 클래스로는 좀 어렵겠네요. 제가 이야기가 좀 충분히 안나오는 것 같네요.

20대들이 우동사를 잘 활용하고. 서울이나 수도권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이 공간을 잘 꾸며나가고, 시골에도 검암을 잇는 거점이 생기고. 볼음도도 그런 한 축이고. 대만이나 일본같이 동아시아 관점에서 연결되는 공동체들이 생기고. 좀 더 나가면 유라시아 전체로 공동체나 관계망이 이어지는 그런 흐름이 몇십 년에 걸쳐서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고요.

 

사회적 기업도 같이 이어서 이야기할게요

몇 년에 걸쳐서 돈벌이 실험을 좀 해봤거든요. 카페50도 그랬고 옛날에 김밥도 팔아보기도 하고 펍도. 여러 가지 해봤는데. 우동사 분위기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뭔가 좀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제 개인적인 느낌이기도 한 거 같은데요. 이번에 볼음도에서 그게 여실히 드러났는데요. 캠프하는데 워크샵 비용 같은 걸 받아서 운영해야겠다. 참가비는 안 받지만 워크샵을 만들어서 전체 운영 비용을 충당하고 인건비 구조를 만들어야겠다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다 같이 나눠서 쉐어하면서 도와주고 하는데 우리가 갑자기 워크샵하겠다고 맥주 팝니다, 꼬치 팔려고 했어요 이렇게 하는 게 뭔가 어색하고 우리가 잘 안되더라고요. 

그러면서 탁 몇 년의 시도들이 꿰어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우리는 사람들한테 퍼주고 나눠먹고 하는게 훨씬 잘 하는 거구나. 근데 마침 그런 게 의미가 있다면 지자체나 국가에서 이런 것들을 응원해주는. 일종의 준공무원같은 역할인거죠. 마을 공동체를 꾸린다거나 이런 게. 국가에서 해주지 못하는 민간에서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그런 부분들이 존재하니까 이 영역이 생겨나고 있는데. 사회적 영역이죠. 그걸 잘 살려서 서로 댓가로 돈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선물을 서로 주고 받는 방식? 볼음도도 결국은 판매하는 거를 안하고 나중에 후원금을 그냥 받았어요. 자율기부로. 그랬더니 거기에 또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관계 맺는 게 형식이 아니라 그런 마음을 계속 키워나가는 방식의 관계 맺음이 존재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사회적 기업을 우동사의 법인이 2014년도에 만들었는데 거의 5년동안 유령회사처럼 있었거든요. 그걸 올해 다시 정상화 시켜서, 내년쯤 혹은 올해 말쯤에는 사회적기업으로 등록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마침 윤자가 기웃기웃에서 그걸 한발 앞서서 해가고 있어가지고, 도움을 얻어가지고 그 흐름을 같이 타려고 하고 있고요. 사회적 기업이 되면, 예비 사회적 기업 2년 그리고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는 게 3년 이렇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어느정도 인건비가 지원이 되고, 사회적 기업이 다룰 수 있는 사회영역이 아주 많아요. 여러 가지 지원사업이라던지.

예를 들면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이라고 하면 정부에서 일정량을 소매해줘야하는 쿼터가 있다던지. 이런 식의 사회적 기업이 이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는 판이 꽤 크게 되어있어가지고. 사회적 기업을 가지고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거 마음껏 해봐도 좋겠다. 일자리 실험의 제가 생각하기에 핵심은 보통은 돈을 받아서 의무감이 생기고, 그 값어치를 내가 해줘서 회사와 고용과 의무와 권리가 생기는 방식이라면. 지금 해보고 있는 일자리 실험은 자기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생활을 지원하는 개념의 월급, 인건비랄까. 그런 실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요. 어떤 대가성으로 의무감있게 한다와 별개의 문제. 지금 시작해보고 있는 거는 그동안 사실 동네에서 계속 해오고 있었던 거를 지원사업의 옷을 입히고 그걸 좀 더 추진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우동사의 사회적 기업화 하는 거 하나랑.

서로 댓가로 돈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선물을 서로 주고 받는 방식? 볼음도도 결국은 판매하는 거를 안하고 나중에 후원금을 그냥 받았어요. 자율기부로. 그랬더니 거기에 또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관계 맺는 게 형식이 아니라 그런 마음을 계속 키워나가는 방식의 관계 맺음이 존재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볼음도에서도 협동조합 법인을 만드는 거를 6,7월에 걸쳐서 시도하고 있고요. 지금 기웃기웃도 예비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게 있고. 이렇게 이쪽 판에 뛰어들어가봐도 되겠다 그런 생각으로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진선 : 듣고 혹시 궁금한 점이나 있으시면 얘기해주세요. 후반부는 전반부 얘기 듣고 소감 포함해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동네에서 지내면서 어떤 부분 더 해보고 싶은지. 그 이야기 서로 들어보는 시간으로 가지려고 해요. 

신짱 : 정훈이가 A,B,C안 이야기하면서 맘 놓고 이야기 하지 못했다는 게 뭔지 궁금해요.

정훈 : 얘기를 참은 게 있는 게 아니고. A,B,C안을 만드는 과정이, 더 이야기되어가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얘기하면서 들었던 거 같아요. 몇 년 동안 그 문제가 저의 문제로 있었거든요. 실제로 누군가 나갈 때 출자금을 돌려달라고 했을 때 실제로는 이 안에서 사람들이 다시 출자해주고 이렇게 메꿔서 제가 해결한 건 별로 아닌데. 이 문제를 제가 늘 한쪽에 머리에 달고 다니는 게 있어가지고. 저한테 무거운 느낌이 있어요. 이게 취지는 우동사라는 틀을 정말 좀 더 일자리도 만들어보고 여러 가지 그동안 해왔던 사업을 갈무리해서 실제로 사람들한테 전달될 수 있는 틀과 내용을 채워보자는 취지에서 우동사 틀도 주거 형태도 같이 만들어가보자는 마음인데. A,B,C타입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전달하려니까 좀 아쉽다고 할까. 

진선 : 정훈이 우동사에서 해오고 있는 실험이라고 한 맥락으로 이야기를 들으니까 잘 들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우동사에 와서 지내다가 스즈카를 접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적으로 산다, 그런 사람들이 충분히 발휘하고 그래서 운영되는 사회라는 부분을 더 해보고 싶다. 건강한 사회, 밝은 사회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까.

우동사 사회적기업은 지금 우리가 가진 우리 위치에서의 어떤 개념, 그림, 상표일 수도 있는데 그런 시도들이 되고 있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재원이가 와서 애즈원 네트워크 흐름이 더 이런 저런 모임이나 장을 열고. 또 볼음도의 흐름에서 최근에 새로운 사람들이. 개벽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동네에서 계속 동네를 여기를 지키고 일구는 사람들의 베이스라는 부분에서. 좀 하나의 그림으로 된 느낌이 든다. 

PS. 출자구조와 사회적기업화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2부에서는  서로의 근황도 듣고 반상회 소감도 나누었다.  자세한 각자의 근황은 옮기지 않았다. 

_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