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반상회> 우리들의 이야기 2편_ feat. 반가운 손님들

2020. 8. 1. 11:54동네살이&일상/동네살이 이모저모

 

육아, 자신의 일로(다른 사람의 일로) 되어있는 마음의 상태가 드러남  

히옥스 : 몇해전에 왔을 때 우동사에 아이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육아가 자연스럽게 주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을거란 이야기를 들었었다. 기존까지의 '청년들의 같이 살기 실험'과 달라지는 구조가 생긴다. 아이들이 생기면 동네 아이들 돌보는 이야기들도 하고. 그때 생각에 우동사는 어린이들이 등장함으로써 뭔가 큰 축이 달라지는 마을이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정아 : 선생님이 이렇게 사람들 모였는데 그거 안되요:  그거부터 왜 안될까 원인이 뭘까 찾아가는 과정인것 같아요. 왜 안될까. 최근에 살펴진 것은. '자기 아이이다.' '내가 책임진다'라는 사고가 나도 모르게 굳건하게 들어와있구나. 맡긴다라는 것도 '내 애를 맡긴다'. 보는 사람도 '정아 애를 본다.' 이렇게 되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지'하고 당황한다거나…

그 부분을 연습해가는 거구나 싶더라구요. 모여있으면 모여있어서 생기는 것들이 있는데, '내 애가 이것저것 널부러뜨렸다' 하는데서 자기스스로를 보호하는 마음의 상태라던지. 사람들이 있어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안보인다던지. 사람에 대한 경계심. 이런게 낮아질수록 더 맡기고 응석부리고, 엄마들도 비빌 수 있고 할 것 같다. 그런데 부탁하면 이정도 부탁해도 괜찮을까. 이렇게 하면 저 사람 어떨까 하고 상대에 대해 경계하고 신경쓰는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는 한발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구나 싶다. 

이렇게 사람이 있어도 아이를 왜 맡기지 못하게 되는가.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주고받는게 자연스러우면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각자의 일로 되어있던 일이 점점 자신의 일로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 같다'

동하 : 각자의 일로 되어있는 경계가 점점 낮아지는 걸 하고 있는 것 같다. 빨래 각자 자기 껀 자기가 한다. 밥을 먹고 설거지 자기가 먹은건 자기가 해야지라던지. 자기방 청소는 자기가 한다던지가 강하게 있던 것 같은데 그런 게 같이 살면서 점점 경계가 낮아지면서 각자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는 것. 저는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처음엔 제꺼는 제가 정리하는데 다른 친구가 어지른건 내가 정리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정진아 내가 정리해도 되는지 물어보고, 혼자 알아서 정리하기도 하고. 내가 보이면 정리한다던지. 진선은 밥을 스윽 하는 느낌인데, 밥차리면 같이 밥 먹고 설거지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한다거나. 각자 잘할 수 잇는 걸 해가는 느낌. 그런 일환 중에 하나로 서로의 부모님을 초대해서 다같이 부모님을 맞이해서 요리도 같이 하고 커피도 내려드리고  이런 재미들도 함께  해가고 있다. 

요즘 여자친구 어머니가 암진단 받고 편찮으신데, 어떻게 좀 같이 보살펴드릴 수 잇을까? 여자친구한테는 자기 혼자 해야하는 일로 무겁게 되어있는데 그런 것도 꺼내서 어떤게 무거운지 같이 이야기해보고, 실질적으로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쩡아가 이야기한 내 아이라고 되어있는 것처럼 부모님을 돌보는 일도 그런 과정이 있지 않을까.  

조한 : 서로가 돕고 싶은데, 안도와야하는게 자본주의잖아요. 그런 걸 도울 수 있게 되는거. 나도 이렇게 다치니까 한의사가 건강공동체 얘기하라고 하더라. 육아 공동체 뿐 아니라, 점점 수명도 늘어 오래 살게 되다보면 주변에 아픈 사람도 많아지니까. 서로 돌보는 공동체들이 새롭게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최근에 했다.

정아 : 자식이든 부모든 다 자기 일로, 내가 어떻게. 부부 사이의 일은 부부 둘이 어떻게. 아이도 너가 볼래 내가 볼래 이런 선택지 밖에 안보인다던지. 아이를 내가 볼래너가 볼래 가 아니라, 아이가 정말 어덯게 하면 자라면 좋을지를. 그건 아이를 낳던 안낳던… 마음들은 그렇게 있지 않을까 싶다. 그걸 꺼내서 이야기나누는 자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경계는 어떻게 낮아지는가?

진선 : 재원이랑 소통학교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일본 스즈카랑 교류하면서 계속 공부해가는 중이긴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최근엔 일본에 못가고 있다. 일단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가고 있따. 강박관념 베이스로 자신옫 움직이고 상대를 강제시키고 하는 것들 이런 게 주요 테마이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재미있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좋은 사람이고 싶다라는데서 상대의 요구에 맞춰주다 더 이상 못하겠어서 그 사람과 단절하고, 또 새로운 사람과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던지. 활동가들이 가진 패턴 중에는, 좋은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전체의 목적에 자신을 맞춰서 움직이는 상태. 좋은 걸 하기로 했으니 그걸 맞추는 과정에서 자기도 무리하고, 열심히 안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를 강제하고. 그런 강박관념 베이스를 통해. 사람을 향해 있는 마음이 안보이게 되는 상태…

혜윤 : 전 지금 어머니랑 둘이사는데 되게 못견디겠는 순간들이 엄청 많아요. 혼자살 집을 구해서 나갈 예정인데 한편으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 공동체 경험도 많이 해봤는데 , 이를테면 어떤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둘의 갈등이 점점 퍼져서 누군가 나가고 끝난다던지, 같이 활동하는데 상대가 덜 하면 억울한 마음이 생겨서떠나고 싶어진다던지.  오랫동안 공동체 생활하면서 노하우 같은 게 있을까. 갈등의 싹이 보이면 미리 자른다던가…(웃음) 파탄으로 가지 않고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지향이 같아도 파탄나는 경우가 많더라. 

용자 : 제가 그 질문에 정말 합당한 사람인 것 같아요. 제가 2014년부터 들어와서 2년 6개월 살다가 너가 있으면 집에 들어올 사람이 없을 것 같아 라는 말까지도 들어봤다. 나가서 11개월 혼자 살았었다. 그때 회사 생활했는데(지금은 백수) 외로운 거예요 마음이. 그런데 남자다워야된다, 성인이면 주체적이어야한다, 독립해야한다 이런 생각에 눌려서, 제 상태를 누군가에게 잘 이야기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정진이랑 통화하다가 제 외로운 마음을 이 친구가 헤아려서 '형 놀러와서 스팸한번 먹고 가요', '라면한번 먹고 가요' 이야기해서 그 친구와 이야기를 더 나누게 됐다. 그렇고 다시 우동사에 들어와서 살고 있다. 다시 들어와서 산지 햇수로 3년.

조한샘 인터뷰글 읽었는데 거기서  '비빌 언덕'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거 같다. 그런 언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나는 여기서 하는 것 같다. 안심하고 편해지는 사람들을 만드는 느낌. 그 과정이 쉽지 않더라. 공동주거로 살고 싶다는 건 있는데 내가 어떻게 살고 싶지 이 사람들이랑 어떻게 하면 여기서 잘 살 수 있지 하니까 모르겠더라. 

예전에 내 생각에 이렇게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사람들이랑 하자고 하는데 사람들이 싫다고 한다. 사람들이 내가 하자는 거 싫다고 하니까 그런 나도 니가 하는거 하기 싫어… 이런 상태. 논리적으로는 설명되지만 마음이 외로워지는 고리에 있었다. 회사에서는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잘한다고 성과받고.그런데 여기서는 그런게 안되더라. 여기서는 그런 긴장하고 성과내고 잘 해야하고 그런 압력이 있는 상태로 같이 사는 사람들한테 아우라를 뿜어내면 거기에 대한 반발감이 작용하더라. 싫어하더라.

이번에 불멍캠프 때 볼음도 섬 들어가서 정말 아무것도 안헸다. 가서 병아리만 봤다. 병아리 돌보고 마음나면 운전하고.. 그래도 밥을 먹을 수 있구나 . 어찌보면 내맡기고 살았다. 그러고 보니까 '이건 이렇게 해야하는거 아니야. 설거지는 청소는 이렇게 해야지' 라는 태도의 사람을 보니 '이 사람이 하는 말이 내가 예전에 자주 하던 말인데' 하면서  그 사람이 그 긴장을 잡고 있는 마음이 느껴지더라.

예전의 내 모습이 보여왔다고할까. 제 경험에서는 '무엇무엇을 해야한다'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라고 꽉 잡는 상태가 없어지는 경험을 하면, 다른 사람과 의지로 서로 소통할 수 잇는 상태가 되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규칙대로 해야지 하고 서로 옭아메는방식으로 하다보면 나도 갑갑, 상대도 갑갑해지더라. 그런 맥락을 요즘에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감정도 표현이 풍부해지고 눈물도 잘 보이게 되고. 그게 남자다워야한다거나 이런 생각에서 편해지게 된거 같다.

그 스산한 과정으로 여기서 30대를 보냈고 마흔이 되는 과정이 있었다.

혜윤 : 여기는 각자 다르지만 도를 닦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웃음) 

 

살아남고 유지하고, 함께 성장해가는길 

히옥스 : 살아남고, 유지하고, 생산성보다는 재생산에 가깝고. 우동사에서 그룹이라는 형태로 그런 걸 계속 실험하고 하는 것 같다. 오늘 오자마자 오스테오파시라는 대체의학 이야기도 들었고, 친구의 아버지 자기 아버지, 엄마와의 관계 등 앞으로 보살펴가게될 부모님, 그리고 새롭게 자라나는 아이들.  이것저것 더 넓혀서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동사가 어떻게 하는지를 관찰할 꺼리가 더 생긴 느낌.  항상 흥미롭습니다.

 

* 에필로그

손님, 다르게 말하면 밖에서 온 친구와 이야기 나누면서 지금 우리 안의 테마가 좀더 드러난 느낌이다. 

의식하지도 못했지만 말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 상태, 좀더 슥슥 말하고 들으면서 지내고 싶다던가.
각자의 일로 되어있는 것들, 부모님을 돌보거나 아이를 돌보거나 돈을 벌거나 
안에 머금고 있던 생각들이 슥슥 나오고 그것들이 교감되면서 어떤 주제들이 더 분명하게 보여진 시간이었다. 


요즘 한창 물이오른(?) 용자의  이야기 -부모님에 대한 마음, 정훈의 볼음도 이야기 등 일전에도 들었던건데 그 사람이 더 보여온 느낌. 정아의 '자기의 아이'로 여민이를 보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에게도 정아의 정훈의 아이로 되어있구나 점검되기도 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생각들이 더 정리되고, 어떤지 더 묻고 싶고, 함께 알아가고 싶다. 특별히 정한 주제나 순서는 없지만, 이야기들의 오케스트라 공연 같았던. 
손님이 안고 온 선물의 시간이었구나 싶다. 

어떤 마무리를 할까 하다가, 조한이 연재 중이 경향신문의 한 칼럼 일부를 따와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그래서 다음 세대를 돌보는 마을이 필요하다. 아기, 애인, 노인, 나무와 새와 인연을 맺으면서 익명의 공간을 정든 장소로 만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에 대한 폭력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불렀고, 아이에 대한 폭력이 아이를 괴물로 만들어내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정치판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니 이제, 마을 회관과 빨래방과 공동부엌에서 소년을 만나자. 그들이 동네 목수와 요리사와 ‘남자 사람’들과 만나서 세상을 구하는 빛나는 존재가 되게 하자.

경향신문 칼럼 [조한혜정의 마을에서]소년은 어떤 세상을 만나 어떤 어른이 되는가? 중에서 - 

 

손님들 오신다고 402호 숙곰이가 식사를 준비해줬어요. 한쪽팔이 다쳐서 잘 못쓰는 조한을 생각해서, 슥슥 비벼 쉽게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그것도 넉넉하게 준비해주었다.  . 
이야기모임이 끝나고 둘러앉은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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